[] [더파워뉴스] "세무용역 소멸시효 분쟁, 변호사·회계사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대법원 원심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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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세담 작성일26-03-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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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3월 11일자 더파워뉴스에서 박종민 변호사의 대법원 원심 파기환송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더파워 최성민 기자] 세무용역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 뒤, 상대방이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로 시효 완성이 인정되면 더 이상 대응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세무용역 대금의 소멸시효를 둘러싼 분쟁에서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한 사례가 나왔다. 세무용역을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등의 채권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 사건이다.
사건은 숙박업을 운영하던 한 회사가 여러 풀빌라를 위탁 운영하면서 발생했다. 회사는 예약 관리와 정산, 세무 업무 등 운영 전반을 담당했고, 세무 실무는 외부 세무사에게 맡겨 기장대행과 각종 세금 신고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세무사는 일부 용역비를 지급받지 못했고, 이후 미지급 대금을 청구하자 회사 측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시일을 미루었으며, 급기야는 해당 세무용역대금이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전문직 채권에 해당해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이로 인해 사건은 단순한 미수금 분쟁을 넘어 세무용역의 법적 성격과 적용되는 소멸시효를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의 핵심은 세무용역 대금을 변호사·회계사 등의 직무에 관한 채권과 동일하게 보아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상대방은 세무용역이 법무사, 회계사, 변리사 등과 유사한 전문직 채권에 해당한다며 민법상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심과 2심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세무용역 대금에 단기 소멸시효를 적용했고, 그 결과 세무사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판단의 방향이 달라졌다. 세무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담의 박종민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민법이 정한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에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이 열거되어 있지 않은 점, 과거에 세무사를 단기 소멸시효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민법 개정 시도가 있었으나 결국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10년’인 ‘민사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만약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국세청의 기존 유권해석과 실무례에 의하여도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5년의 시효가 적용되고, 세무사의 상대방인 풀빌라 운영사는 상인에 해당하므로 최소한 상법상 상사채권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리도 함께 제시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환송심에서는 대법원 법리를 적용하여 해당 채권을 ‘민사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단은 ‘직무에 관한 채권’ 등 단기 소멸시효 적용에 있어 유추적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법무법인 세담의 박종민 변호사는 “직무의 내용이 유사하더라도 직무 수행 주체가 다르면 유추적용할 수 없다”며 “단기소멸시효의 적용 범위를 임의로 확장하면 어떤 채권이 그 대상이 되는지 불분명해져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판결에서 확인됐다” 고 설명했다.
이어 “소멸시효 문제는 권리 행사 가능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기 때문에 사건 초기 단계에서 법리 구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분쟁의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다”며 “전문직 용역, 상사채권, 계약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분쟁의 경우 경험 있는 전문가의 법률 검토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