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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뉴스] 부모 상속권 박탈 ‘구하라법’…실제 법정에서 작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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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세담 작성일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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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상속과 집행, 회생 절차 전반에 걸친 주요 사법 제도가 새롭게 개편 적용된다. 대법원은 미성년 시기 자녀에 대한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구하라법’ 시행을 비롯해, 채무자의 생계를 보호하는 생계비 계좌 도입, 소상공인 개인회생·파산 소송구조 지원 확대 등을 올해 상반기 핵심 제도 변화로 제시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변화인 만큼 제도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실제 재판과 집행 현장에서의 작동 여부를 두고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구하라법 시행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은 미성년 자녀 시절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미성년 시기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 행위나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에는 상속권 상실 사유로 규정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구하라법의 적용 범위가 현실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판사 출신인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는 “부모가 장기간 부양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자녀가 상당한 재산을 남긴 채 사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제도 취지와 달리 상속 제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양 의무 위반’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조 변호사는 “단순히 함께 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부양 의무 불이행을 인정할 수 있는지, 혹은 함께 살았더라도 경제적 지원 없이 방임이나 학대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면 어디까지를 부양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구체적인 사안마다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상속권 상실 사유는 살해나 유언 위조처럼 범죄에 준하는 경우로 한정돼 있었다”며 “부양 의무 미이행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추가되면서 분쟁 소지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속권이 박탈되면 법적으로 상속인이 아닌 지위가 되는 만큼, 판단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집행 분야 생계 보호 강화…‘생계비 계좌’ 도입

집행 분야에서는 채무자의 생계를 보호하는 장치가 강화된다. 2월부터 개정 민사집행법이 시행되면서 ‘생계비 계좌’ 제도가 도입된다. 채무자는 전 금융기관을 통틀어 1인당 1개의 생계비 계좌만 개설할 수 있고, 해당 계좌에는 1개월간 압류금지 생계비 한도인 250만원 이내의 금액만 예치할 수 있다. 이 계좌에 들어 있는 예금은 압류가 금지된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과도한 압류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알찬 법무법인 세담 대표변호사는 “기존에는 급여 통장이 압류되면 채무자가 ‘압류금지채권 범위 변경 신청’을 통해서만 생활비를 인출할 수 있어 절차 부담이 컸다”며 “생계비 계좌가 도입되면 이런 불필요한 절차가 줄고 채무자의 생계 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년간 현실화되지 못했던 압류금지 생계비 기준을 물가 상승에 맞춰 반영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회생·파산 소송구조 확대…실효성은 예산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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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파산 절차에서도 지원이 확대된다. 다음 달부터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개인파산·개인회생 사건에서 변호사 비용과 송달료, 파산관재인 선임 비용에 대한 소송구조 지원이 이뤄진다. 회생·파산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과도한 수임료와 브로커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변호사는 “회생·파산 사건에서는 수임료를 마련하기 위해 무리한 대출이나 카드 결제가 이뤄지다 추가 채무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소송구조 확대는 이런 부작용을 줄이는 데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충분한 예산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사법 인프라도 확충된다. 3월부터는 대전·대구·광주에 회생법원이 새로 설치돼 기존 수도권 중심의 회생 사건 부담이 분산될 전망이다. 또 올해부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한 사법접근·지원에 관한 일반예규가 시행돼 사법지원 대상과 절차가 체계화된다. 법원은 매년 1회 사법지원 교육을 실시하고 담당자를 지정해 민원과 재판 절차에서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법조계는 전반적으로 이번 제도 개편이 권리 보호 강화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각 제도가 실제 재판과 집행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부당한 상속을 막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추상적 개념이 법정에 들어오게 되면 사법부의 판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재판에서 작동 가능한 구체적인 입증 책임과 판단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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